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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벌리면 러브버그 꿀꺽'... 참새와 까치의 기상천외한 사냥법 포착

최근 도심을 뒤덮은 러브버그를 참새와 까치 등 기존 생물들이 잡아먹는 광경이 시민들에 의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시민들은 "참새들이 상가 유리창에 붙은 러브버그를 잡아먹고 있다", "인천공항 가는 길에 러브버그가 많았는데 까치 몇 마리가 러브버그를 무료급식소처럼 이용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한강 주변 까치들은 입을 벌리고 자동 사냥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원은 지난 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러브버그의 천적과 관련해 기존 생물들의 역할을 언급했다. 그는 "원래 해외에서 새로운 생물이 유입되면 기존 생물들이 이들을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처음엔 천적이 없어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현장 조사를 하다 보면 요즘 까치, 참새 같은 새들과 거미류, 사마귀와 같은 생물들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최근 모니터링을 통해 까치, 비둘기, 참새, 거미 등이 러브버그를 포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천적에 의존해 자연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식은 러브버그의 강력한 번식력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천적들이 아직 러브버그를 먹이로 인식하지 못하는 신규 확산 지역에서는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은 토양에 있는 곰팡이 중 러브버그 유충을 죽이는 곤충병원성 균류를 찾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성충의 경우 천적이 담당하고 유충은 곰팡이가 잡는 입체적인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러브버그만 제어할 수 있는 균을 발견한다면 농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접근 방식이 러브버그 개체 수 조절에 효과를 보일지 주목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러브버그의 천적 역할을 하는 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까치와 참새가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니 반갑다", "자연의 생태계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생태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특성이 있다"면서도 "러브버그와 같은 외래종의 경우 번식력이 워낙 강해 천적만으로는 완전한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천적을 통한 자연적 통제와 함께 과학적인 방제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